캐나다 라이프/소소한 일상

재난 수준이었던 어제의 폭설 ( Blizzard warning in Ontario)

데브리 2022. 1. 19. 05:25


데브리입니다. 전날 밤부터 꽤 많은 눈이 올 거라는 뉴스는 봤지만 이렇게 하루 동안 재난 수준으로 많이 올진 정말 몰랐어요^^;; Blizzard warning 이 내려졌다고 하길래 찾아보니 blizzard 뜻이 '눈보라, (위압적일 정도로) 많은 양' 이더군요. 토론토 오래 살아서 이제 웬만한 눈은 우스웠는데, 어제는 정말 영화 투모로우 현실판인줄 알았습니다...




17일 아침 뉴스를 봤더니 기상 캐스터가 본인 강아지를 데려나와 같이 방송을 하고 있네요.

눈이 얼마나 쌓였나 재고 있는데 그 옆에서 '아빠 모해?'라는 눈으로 바라보는 강아지ㅎㅎㅎ




'너는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니?'




방송 도중 때마침 지나가던 주민 차가 눈위에서 움직이질 않아서 주민이 내려서 삽으로 직접 길을 정리하더니, 리포터랑 카메라맨이 도와줘야겠다며 방송이 끝났어요ㅎㅎㅎ 그 상황을 같이 지켜보고 있는 강아지ㅎㅎㅎㅎㅎㅎㅎㅎ










17일 아침 소셜미디어엔 이런 사진들이 올라왔지요.

컵케익인줄






이정도면 거의 고립 수준 아닌가요?







아니 잠깐... 어느게 내 차?







스키장 뭐하러 가나요 토론토 사는데










낮에도 엄청난 눈이 계속 쏟아졌는데 바깥이 어떤 풍경인지 너무 보러 나가고 싶더라구요. 매년 지겹도록 눈을 보며 살지만, 아직도 눈 많이 오면 신나는 댕댕이 타입이라... 원래는 스트릿카를 타고 가만히 앉아서 구경하고 들어오려고 했는데, 이날 지하철이건 스트릿카건 버스건 대중교통이 마비가 와서 선택권 없이 그냥 걸어봤어요.



지하철 일부 노선이 중단되고, 스트릿카도 없고... 하염없이 뭔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저두 집에서 나오기 전에 대중교통 앱으로 아무리 확인해봐도 뜨는 게 없더군요.






왜냐? 이렇게 스트릿카들이 더이상 이동을 못하고 정차되어 있었으니까요... 원래 폭설이 와도 워낙 눈 치우는 시스템 하나는 잘 되어 있어서 바로바로 치워지는데 어제는 정말 20시간 정도 계속 쉴 새 없이 쏟아져서 더 마비가 되었던 것 같아요.






학교도 이날은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고, 거의 재택으로 바꼈을텐데도 그 와중에 일하러 가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하지만 대중교통이 멈췄으니 하염없이 걸어서 출근하는 모습. 이런 큰 도로변도 제대로 안 치워져 있어서 겨울 부츠를 신은 저도 발이 쑥쑥 빠지는 게... 정말 걷기 힘들었습니다;;





주택가는 몇몇이 걸어 나와서 발자국 흔적은 있는데 낮에도 계속 내린 눈으로 30cm 이상 쌓여있었어요. 이런 주택가 사시는 분들은 어제 아예 집 밖으로 안 나오셨을 듯.






제대로 종아리 반을 덮는 겨울 부츠를 신고 나왔음에도 부츠가 모조리 눈에 빠져버릴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눈이 쌓여있어서 한 발자국 뗄 때마다 발이 쑥쑥 빠지는 경험을 했네요.





여름에 저녁 산책으로 자주가는 공원인데 한번 걸어보려다 입구에서 몇 발자국 들어가 보다 포기... 뉴스에서 경찰이 나와서 말하기를 '지금 고속도로부터 해서 경찰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 꼭 외출해야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오늘은 가만히 집에 있는 게 경찰들을 돕는 거다' ㅎㅎㅎㅎㅎ 네. 괜히 더 걸어 다니며 고생하느니 그냥 잠깐이라도 산책했으니 집에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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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키 높이만큼 도로변에 쌓인 눈과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스트릿카 안에서 수다를 떨고 계시던 기사분들. 이거 가만히 타고 큰 창으로 눈 덮인 풍경 좀 구경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쓰레기통이 없었더라면 어디까지가 도로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쌓였던 눈. 그래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눈이 조금은 더 치워져 있던 상태라 조금은 더 걷기 수월했네요.







많이 치워졌지만 아직까지도 발이 푹푹 빠지던 상황이기도 했고 딱 한 명이 지나칠 수 있을 만큼만 치워졌던 터라, 한눈을 팔다가는 이렇게 미끄러지기도 쉬웠답니다.






주택으로 들어가는 골목마다 차들이 제대로 진입을 못하고 입구에서 타이어만 빙빙 돌리고 있는 상황을 여럿 봤어요. 진짜 이런 날은 절대 운전하면 안 되는 날.






페이스북을 봤더니 저녁까지도 스트릿카가 운행이 되질 않아서 사람들이 그나마 걷기 편한 스트릿카 트랙 위로 걸어서 이동하고 있더라구요.






저녁 늦게까지 고속도로가 전혀 복구가 안되어서 8시간 이상 차들이 고립되어 있다는 뉴스도... 다른 기사를 보니 큰 트럭들도 나아가질 못해서 고속도로에 트럭 버려두고 운전자들은 걸어서 나오기도 하고...






토론토 살면서 이렇게까지 눈이 많이 오고 길이 엉망이 되었던 적은 어제가 처음이었네요. 이번 주 내내 엄청 추운 날씨가 지속되거나 눈이 내린다고 하니 모두 실내에서 따뜻하고 안전하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