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생존을 택한 친구들도 꼴이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예요. 꿈은 상실되고 자신을 돈과 바꾸어 살아야 하니, 삶 자체가 하루하루 이렇게 소모적이기만 한 건가 싶죠. 참 다들 고독하고 가련해요. - 우린 무언가를 할 때마다 실패도 하고 상처도 입고 후회도 하지. 마음이 무너지기도 해. 사는 동안 몇 번이고 마음이 무너지지. 하지만 중요한 건 다시 하는 거야. - 행인들의 생이 단단하고 차가운 표면 위로 영원을 향해 미끄러지는 것만 같았다. 나의 생도, 엄마의 생도, 풍경들도... 아무리 파고들고 싶어도 빙판 위의 스케이트처럼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져서 사라져가는 것이었다. 난 몸부림치며 그 무엇엔가 깊이 파고들고 싶었다. - 겉보기엔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저마다 건너야 할 인생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