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리입니다. 최근에 개발 관련해서 딱히 엄청나게 공부를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작게 공유할 만한 소식이 있어요. 다름이 아니라 지난주에 스타트업?이라고 부르기는 아직 부족하고, 풀타임이라고 부를 수도 없지만, 여튼 작은 개발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이 팀을 디벨럽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서 미팅까지 완료한 후라 글을 남기게 되었어요. 일기 형식으로 혼자 주절거리는 글이 될거라 반말로 한번 써보겠습니다ㅎㅎㅎ
작년부터 인터뷰를 정말 많이 보고 최종까지 갈듯말듯한 단계까지 가고도 내 실력의 문제인지(응 물론^^;;) 딱 제대로 걸리는 게 없었다. 작년 말엔 아직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이기도 하고, 정부에서 주던 지원금까지 딱 끊어지는 바람에, 그때부터 개발일과는 전혀 관계없는 서비스 쪽으로 파트타임 일을 하고 있었다. 내 커리어가 될 일은 아니었으나, 워낙 긴 시간 락다운으로 갇혀있는 생활을 하다보니 집에서 공부하고 면접만 보고있기 보다는 나가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일을 하고 싶어서 선택한 일이었다. 사람을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내가 코로나 때문에 2년을 큰 사회활동 없이 지내다보니 너무나도 좀이 쑤셨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물론 틈틈히 클라이언트와 상담도 많이 하고, 그 중 일부와는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로 했지만 여전히 나의 메인 수입은 파트타임잡이었다. 솔직히 크게 전문성이 필요없는 파트타임치고는 페이가 정말 괜찮았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오래 지속할 생각은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안주해버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내가 '사람을 좋아하고,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 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서일까, 이 일이 더이상 즐겁지 않고, 매니지먼트 쪽과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하니 그냥 더이상 이 일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누군에게는 이 일이 진지한 커리어일테고,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절대 놓칠 수 없는 일일텐데, 어떻게 보면 내가 덜 진지하고 덜 절실한 태도로 임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일주일에 단 하루 이틀만 나가면 되는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와 감정이 소비되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이 파트타임 잡에서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하고 메인 수입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개발 일이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사실 이 전 글에서 언급했지만 올해 여름부턴 하이어링 자체가 줄기도 시작했고, 반복적이고 기계적으로 링크드인에서 연락을 주는 리쿠르터들과 형식적인 인터뷰를 하는 것도 (그렇게 생각하면 안되지만) 의미없이 느껴졌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몰아서 여전히 이력서를 뿌리고는 있지만, 과연 지금까지 했던 같은 방식으로 정말 일을 구할 수 있을 것인지가 의문이었다.
2022.10.03 - [웹개발/개발 & 테크 이야기] - 최근 토론토에서의 구직 상황 및 프리랜서 경험담
최근 토론토에서의 구직 상황 및 프리랜서 경험담
데브리입니다. 제 블로그를 구독해주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개발일과 관련해서 오랜만에 프리랜서 경험담으로 돌아왔습니다. 참고로 3월 이후로 면접 경험담을 올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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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최근 알게 된 개발자 친구에게 다시한번 지금 내 상황을 이야기하고, 혹시 어느쪽으로라도 기회가 있는지 물어봤다. 참고로 이 친구는 험버 컬리지에서 web development 과정을 막 끝냈지만, 오히려 나보다 인터뷰 경험도 없었고 프리랜서로 일한 경력도 전혀 없다. 대신, 여기서 자란 캐네디언이고, 주변에 개발자 친구들도 꽤 있었기 때문에 나보다 훨씬 뭔가 연결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 지난달 쯤 이 친구가 '내가 최근에 친구 일을 도와서 컨트랙으로 같이 하고 있는데, 그 친구에게 혹시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더 필요한지 물어볼께' 라는 말을 해줬고, 너무 고마운 말이었지만 사실 이미 다른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그렇게 말을 해주고는 큰 성과는 없었기에, 이번에도 그냥 지나가는 말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주에 '친구에게 내가 너가 워드프레스도 다룰 줄 알고 혼자 공부해서 클라이언트도 따서 일도 하는 중이라고 이야기했더니, 친구가 관심이 있다고 만나보고 싶대' 라는 말을 전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 친구의 인스타그램을 받아서 나중에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니 우리 사이에 mutual friends도 있고, 내가 다른 곳에서 일할 때 나를 본 적도 있어서 얼굴이 낯이 익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공은 다르지만 같은 시기에 같은 컬리지에 다녔고, 이 친구도 올해 Collision에 참석했기에 우리는 이미 알게 모르게 몇 번이나 마주치고 스쳐갔을 인연이었던 것이다.!!!
2022.06.21 - [캐나다 라이프/소소한 일상] - Collision 2022 opening. 오늘 다녀온 테크 컨퍼런스 컬리젼 오프닝
Collision 2022 opening. 오늘 다녀온 테크 컨퍼런스 컬리젼 오프닝
지난달 우연히 구하게 된 Collision Conference 티켓이 있어서 오늘 일도 없어서 오프닝 이벤트에 다녀왔어요! 원래는 오프닝은 그냥 집에서 온라인으로 보고 내일부터 작은 이벤트들만 참석해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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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2 - [캐나다 라이프/소소한 일상] - Collision 2022 day 1. Pinterest 의 프라이빗 이벤트에 다녀오다! (@BarChef)
Collision 2022 day 1. Pinterest 의 프라이빗 이벤트에 다녀오다! (@BarChef)
컬리젼 DAY 1이었지만 저는 오늘 집에서 쉬었구요, 대신 저녁에 Pinterest가 주최하는 Developers night 이벤트만 다녀왔어요. 사실 미리 신청은 해서 초대는 받아뒀지만 막상 당일이 되면 혼자 가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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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건너건너 아는 사이라고 해도 일은 일이라 그동안 내가 공부해왔던 스타일이나 이쪽 공부를 시작한 계기, 만든 프로젝트들과 함께 일한 클라이언트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워드프레스로 일을 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진행을 했는지, 언어는 어떤 걸 공부해왔으며, 보통 스타일링은 어떻게 하는지, props에 대한 개념이나 grid, flex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나눴고, 마지막엔 내가 가장 최근 작업한 프로젝트의 코드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코드를 혼자서만 짜보고 유데미와 유튜브에서 기본기없이 날로(?) 배워온 사람이라 내가 쓴 코드를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게 정말 창피했지만, 이 친구는 경력자 답게 '아니야 이런 부분은 훌륭해! 이런건 이렇게 짜는 게 더 좋아!'라며 당근과 채찍을 한번에 주며 기분나쁘지 않게 피드백도 너무 잘 해줬다.
일단 당장 맡게 될 프로젝트가 Shopify라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에 합류하기 전에 공부해야 할 부분이 정말 많지만, 좋은 팀도 만나고 좋은 멘토도 생긴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우리에겐 겹치는 친구도 많기에, 내 실력이 부끄럽지 않도록 정말 끊임없이 배워나가고 팀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부담감은 굉장히 크다. 그래도 우선은 이 기회라도 잡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번 파트타임잡에서의 트러블로 인해서 얻은 게 있다면,
1. 그동안 안주하고 있던 편한 생활에서 번쩍하고 뒷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으로 그동안의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것.
2. 이 일로 한동안 곁에 있는 걸 당연하게만 생각하거나 잊고있던 인연들(이전 코워커들)과 한명한명 따로 이야기를 나누며 고맙다는 말을 더 자주 하는 내가 될수 있게 만들어 준 것.
- 긍정적이고 좋은 말은 아낌없이 표현하자!
3. 덕분에 잠재워뒀던 인스타그램도 같이 활성화시켜가면서 어떻게든 나를 더 노출시키고 기회를 만들게 된 것.
- 가능하면 줄여나가고 싶은게 소셜미디어이지만 '나' 자체를 마케팅하고 노출시키기 위해서 당분간은 쓰기로 했다.
4. 원하는 개발 쪽으로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고, 나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개발자와 함께 일할 수 있게 된 것.
5. 정말 오랫동안 느슨하기만 했던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었고, 진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오랜만에 생긴 것.
한창 구직 중이시거나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보고 혹시라도 '어머 대단하다!'라고 오해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려요. 이번에 조인한 팀은 풀타임도 아니고, 일정하게 일이 들어올 수 있을지도 모르고, 처음부터 돈을 받고 시작하는 일도 아니랍니다. 우선 작은 Shopify 프로젝트부터 시작하면서 제 실력과 배워가는 속도에 따라 프로젝트 마무리 후에 정산을 받을 수 있어요. 이렇게 거창하게 말만 해두고 도중에 제 실력이 안 따라줘서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이 팀이 앞으로 얼마나 커져나갈 수 있을지도 현재로썬 알 수 없기에 여전히 어느정도의 불확실성은 분명 존재합니다.
다만, 이런 루트도 있고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스스로를 훈련시키고, 좀 더 다양하게 개발을 배워나갈 수도 있다는 걸 공유하고 싶어서 남기는 글이예요 :) 꼭 처음부터 제대로 된 회사에 들어가야만 제대로 개발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두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당장 공부해야할 게 산더미라 여기서 이런 글이나 남기고 있을 때가 아닌 저는 그럼 이만 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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