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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리북] 김미나, 오늘도 디지털 노마드로 삽니다

데브리 2023. 5. 10. 05:55

 
여행 정보 검색하다가 네이버 블로그로 먼저 알게되었고, 어떻게 부부가 이렇게 오랫동안 여행만 하고 지내게 된건지 궁금해서 출판된 책까지 읽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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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사람을 만나 비슷한 대화를 하고 비슷한 날들을 보내다가, 여행을 시작한 뒤 다양한 형태의 삶을 만났다. 세상은 넓고 삶의 모양은 셀 수 없이 다양했다. 그것은 언제나 비슷한 루틴으로 살던 우리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직업이 여러 개인 사람, 여행하면서 일하는 사람, 은퇴하는 나이에 전혀 다른 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보며 이렇게도 살 수 있고 저렇게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저렇게 살아도 망하지 않는구나! 굶어 죽지 않는구나!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면서도 굶어 죽지 않고 잘 사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라고 못 할 게 뭐 있겠냐는 자신감과 희망을 품었다. 누구나 '부캐'를 가질 수 있고, 누구나 창작할 수 있고, 누구나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 할 수 있어, 우리도! 
 
 
 
 
 
 
 

20대에 나는 한국에서 야근이 많은 회사생활을 하며 도대체 왜 내 금쪽같은 시간을 남(사장님) 꿈을 이루는 데 써야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디자인 컨설팅 회사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일들을 다루고 배우며 조금이나마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감사하지만, 당시만 해도 아침부터 저녁, 때로는 밤, 가끔 주말에도 나가 내 일상을 쏟아부으며 직장생활을 해야하는 의미를 찾지 못했다. 
 
 
물론 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한다. 하지만 나는 늘 내가 회사에 써야하는 시간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월급만 바라보고 살며 남의 꿈을 이뤄주느라 내 인생이 허비되는 게 싫었다. 그저 대학을 졸업했고, 친구들이 다 취업을 하거나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나 또한 힘든 구직과정을 거쳐 들어온 회사이기에 그렇게 '학교 - 어학연수 - 취업준비 - 구직 - 언젠가 결혼'의 정해진 단계를 밟는 게 당연한 것 같아서 그렇게 살았을 뿐.


또 다른 표현으로는, 다르게 사는 방법을 몰랐다. 여자는 은행이나 항공사에 취업하거나 공무원 시험, 임용고시에 합격하는 게 최고의 성공 같았고, 적당히 일을 하다가 때가 되면 결혼을 잘하는 것으로 모범답안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당시 나는 이 정해진 루틴 밖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또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몰랐다. 내 주변에는 이런 틀에서 크게 벗어나서 뭔가 다른 걸 하는 롤모델이 없었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당시 여행을 가서 다양한 형태의 삶을 봤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세계 일주를 하며 디지털 노마드로 사는 부부는 많이 없던 시기에도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이런 삶을 택했다는 용기가 대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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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나 또한 이렇게도 살  수 있고 저렇게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혼돈의 20대를 벗어나고도 여전히 미래는 불안하고, 가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잘 살고 있는건지, 이대로 괜찮은지에 대한 생각은 하지만, 확실히 예전과 달라진 것은 '이렇게 살아도 괜찮고 저렇게 살아도 괜찮다. 이런 인생도 있고 저런 인생도 있는데 어떤 인생을 선택하던 가장 중요한 건 이런 방식의 인생을 사는게 나한테 가장 맞는가 아닌가를 아는 것이다' 를 깨달았다는 것. 그냥 살면서 내가 가장 원하는 방식의 인생의 틀을 더 잡아나가고 그 방향으로 꼿꼿이 살아나가는 게 앞으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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