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리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이어 each 7점 이상, overall 7.5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공유합니다.
6.5를 목표로 하는 사람과 7.5를 목표를 하는 사람의 공부방법은 달라야 하고 마음가짐도 달라야 합니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장기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각오도 단단히 해두셔야 하구요. 저도 오랜 시간 여러 번의 시험을 거치며 힘든 시기가 많았기에, 유학이나 승진, 이민 등을 목표로 절실하게 점수가 필요하지만 원하는 성적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 공부하며 지쳐계신 분들에게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1편에 이은 공부 과정을 작성해 볼게요.
다시 마음을 잡다!
마지막 시험 이후 10월 초까지는 정말 쳐다도 보지 않고 손 놓고 있다가 다시 마음을 먹고 본격적으로 스피킹과 라이팅 튜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정말 많은 튜터들에게 연락을 해봤고 직접 만나서 무료 트라이얼 레슨을 받아봤지만, 한국인이라고 해서 아무나 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법을 아는 것이 아니듯, 캐네디언이라고 해서 무조건 더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10명 안팎으로 연락을 해보고, 직접 레슨을 받아본 건 4명 정도, 10월 말에는 드디어 수업료는 조금 비싼 편이었지만 맘에 드는 스피킹 튜터를 구했다.
* 수업료는 1대 1일 경우 보통 시간당 25불 - 40불 정도로 다양한데, 이 분은 한국인임에도 40불이라 조금 비싼 편이었어요. 하지만 원어민인 캐네디언들 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세세하게 잘 짚어주셔서 무료 트라이얼 수업을 받아본 직후 고민 없이 정했습니다. 혹시 토론토에 계시면서 스피킹 튜터가 필요하신 분들은 댓글 달아주시면 연락처 알려드릴게요.
라이팅
이 즈음해서 친한 캐네디언 친구가 에세이를 봐주기 시작했는데, 이 친구 수준이 보통이 아니었다. 캐네디언 중에서도 똑똑하고 어휘에 민감한 캐네디언이라 라이팅 전반에 대한 아이디어와 구조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일주일에 2번을 친구가 일하는 회사 가까운 카페에서 만났는데, 만날 때마다 2개씩 에세이를 준비해 갔다. 그러다 보니 결론적으로 일주일에 4개씩 쓰는 연습을 꾸준히 하게 되고, 제대로 된 에세이를 쓰기 위해 더 많은 분량의 관련 정보들을 읽었으며, 친구가 봐주는 거다 보니 대충 써가서 보여주는 게 창피해서 정말 열심히 쓰고 수정하고 또 고치고를 반복한 결과물을 가져갔다. 그러는 사이에 막막하기만 했던 에세이 틀이 잡히고, 문장과 문장을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지, 결론을 어떤 식으로 내야 하는지를 배웠다. 친구가 도와준 한 달간 라이팅이 정말 많이 늘었음을 느꼈다.
스피킹
스피킹은 일주일에 1-2번씩 해서, 보름 동안 한 번에 1시간 반씩 총 4번을 튜터 분과 공부했다. 늘 실전에서 막힘없이 다 대답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내 대답들이 점수가 안 나오는 대답이었는지가 알게 되었고, 수업을 받으러 가기 전에 집에서 내가 커버해야 할 토픽들을 미리 준비해 가며 어떤 식으로 대답을 해야 내가 더 잘 말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거창하거나 꾸며서 말할 때보다 내가 아는 내에서 대답할 때가 가장 편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대망의 다섯 번째(11월)_ 컴퓨터 시험
8월 시험을 마지막으로 중간에 3개월이나 텀이 생겨버려서 오랜만에 시험 감이나 잡고 지금 점수가 얼마나 나올까 확인한다는 기분으로 시험을 등록했다. 페이퍼로 보는 게 더 집중이 잘됐지만, 이른 시험시간(아침 9시) + 더딘 채점기간(2주) 때문에 컴퓨터 시험을 택했다. 이유는 라이팅은 무조건 컴퓨터로 쓰는 게 편했기 때문이다.
시험 전 일주일쯤 편도가 부어 크게 아팠지만 시험 전날 뭔가 컨디션이 좀 좋았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을 빌기보다는 준비한 만큼의 성적은 나오기를 간절히 기도 했고, 시험 전날 꿈을 꿨는데, 시험 관련 내용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뭔가 엄청난 실망을 했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좋은 의미였다'라는 스토리였던 게 또렷이 기억에 남았다.
두구두구두구...
스피킹
시험 시간이 오후 4시 반이라 일부러 시험 바로 전에 수업을 잡아서 튜터 선생님과 한 시간 반 동안 미리 말을 많이 한 후 곧장 시험장으로 가서 스피킹 시험을 쳤다. '그래, 그냥 몇 달 쉬고 나서의 지금 내 점수를 확인하는 날이라고만 생각하자' 했지만 부담감이 너무 컸다. 그래도 긴장하지 않으려고 들어가자마자 일부러 책상에 두 팔을 떡하니 올려놓고 그냥 친구와 대화를 한다는 기분으로 대답을 했고, 그게 도움이 됐는지 실제로 덜 긴장하기도 했고 질문들이 내가 대답하기 쉬운 토픽들이기도 했다. 파트 2 질문은 '가본 이벤트들 중에 지루하다고 느낀 이벤트'였는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마침 10월에 다녀온 이벤트가 있어서 그 네트워킹 이벤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말할 내용이 있는 토픽이라 운이 좋았다.
리스닝
보통 때처럼 봤는데 중간에 놓쳐버린 질문이 하나 있었고, 마지막에도 하나를 못 들었다. 두 번째 시험 때는 어? 이러다 나 만점 받나? 할 만큼 자신감이 있었는데 실제로 7.5를 받았던 터라... 이번엔 두 개나 놓쳐버려서 좀 불안하긴 했다. 8점(35-36/40)이 목표였다.
리딩
리딩 시험도 평소 때처럼 편하게 봤지만, 마지막 지문에서 시간이 생각보다 좀 걸려서 주관식 답을 찾는데 시간이 조금 부족한 감이 있었다. 마지막에 2 문제는 1분은 남겨놓고 정말 아슬아슬 급하게 써넣었다. 리딩은 7점만 받아도 오케이(34-35/40)였기에... 부담감이 덜했다.
라이팅
파트 1이 '본인이 일하는 회사가 환경 관련해서 돕고 싶어 하는데, 회사에 그것과 관련해 아이디어를 내는 편지'였다.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잘 안 써져서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고, 쓰면서도 아 이거 아이디어가 좀 엉성한데? 하면서도 시간이 흐르길래 어쩔 수 없이 그 아이디어로 마무리를 했다. 그때가 파트 1에 이미 25분을 써버린 상태.
파트 2는 '사람들이 개인적인 파티 (생일이나 웨딩)에 돈을 많이 쓰는데 이것이 개인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라는 평소에 생각도 안 해본 토픽이었다. 정말 정말 멘붕이 왔고, 시간은 35분밖에 안 남아있고... 아이디어랑 구조를 제대로 잡고 써야 했는데 그냥 막 쓰다 보니 써 내려가지도 않고 다음 아이디어도 떠오르지가 않았다... 15-20분밖에 안 남아있는데 글을 반도 못 쓴 상태여서 정말로 울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이대로 포기하지 말고 글자 수 250이라도 맞춰서 쓰자, 그럼 6은 나오겠지 라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써 내려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논리적으로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며 쓰는 게 아니라, 감성적이고 추상적인 '돈을 얼마나 쓰느냐가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사람들 사이에서 축하를 받는 게 중요해. 왜냐면 인생에서 몇 안 되는 기회인데 어쩌고 저쩌고...'라는 내용만 주구장창 쓰다 끝이 났다. 라이팅은 늘 초반에 구조를 잡아두고 어 잘 써지네? 하며 써왔던 터라 이렇게 멘붕으로 허둥지둥 엉성하게 써서 마무리하기는 처음이었다.
파트 2를 쓰면서, 이렇게 시험비 320불을 또 낭비해버렸구나... 시험 전 며칠간 얼마나 긴장했는데... 이 순간 하나로 또 기회가 사라지네...라는 생각뿐이었고 억울하다는 생각과 아 내가 아직도 준비가 안됐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험 내내 남은 시간을 보며 아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애애애 하며 무너져가는 멘탈을 잡고 끝까지 써냈다는 거에 의미를 뒀달까.
그래도 나름 고생했다고 시험 본 날과 다음날은 그동안 안 봤던 넷플릭스를 보며 느긋하게 쉬고, 이틀 후부터는 다시 매일 에세이를 쓰고 리딩 공부를 하며 당연히 다음 시험을 준비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라이팅 5.5-6을 예상하며 편한 마음으로 결과를 받으러 다녀왔는데, 봉투를 아무렇지도 않게 열어보고는 점수를 보고 놀라서 what? whaaaaaaat? 하며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 정말로. 도무지 믿기지가 않아서 결과가 든 봉투를 들고 라이팅을 봐주는 친구를 만나러 다운타운으로 가는 길에 혹시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대여섯 번을 꺼내서 확인했다. 뚫어져라 보고 넣어뒀다가 또 꺼내서 다시 보고 안경 쓰고도 보고... 잘못 본 게 아닌가 싶어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기적이다 정말.
L:8 / R: 7.5 / W: 7 / S: 7이라는 꿈의 점수가 나왔다!!!!!!!
라이팅과 스피킹에서 7은 물론 필요했고, 리스닝 8은 조금 불안했는데... 각 영역에서 정말 딱 필요한 점수가 다 나와준 거다... 몇 달간 마음고생했던 게 머릿속을 스쳐가고, 앞으로 얼마나 더 공부해야 할지.. 스피킹 수업비가 얼마며 시험비가 얼마나 더 나갈지... 혹시 올해를 넘기면 내 멘탈이 견뎌낼 수 있을지 등등 걱정이 많았는데, 이 결과 하나로 그 고민이 싹 날아갔고, 이 날이 이렇게 빨리 와줄지 몰랐다. each 7 + 리스닝 8이 딱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았기에... 총 8-9번까지도 시험을 봐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었기에... 결과를 받고 정말 기뻐서 눈물이 났다. 정말 너무너무 행복했다. 어쩌면 일년 중 가장 행복했던 하루였다.
다음 편에서는 구체적인 공부방법을 공유할게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https://www.breeee.com/2023/12/ielts-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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