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개발/면접 후기 & 개발자 성장기

[면접] 두번째 이메일 개발자 (email developer) ?

데브리 2021. 8. 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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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리입니다.
첫 면접요청이 들어오고 나서 일주일이 지나지 않았을 즈음, 또 다른 면접이 잡혔습니다!

 

코로나 지나오며 식물에 관심이 많아져서 산책길에 신기한 식물을 보면 꼭 서서 한참을 보고와요.

 



떨어졌지만 첫 번째 면접 이후로 자신감이 조금 붙어 매일 꾸준히 링크드인으로 지원을 했는데, 나중에는 어떤 업무인지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프론트엔드 포지션이라고 써있으면 무조건 이력서를 제출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여느 때처럼 메일을 확인해보니, 제가 지원한 곳 중 한 곳의 Studio Manager라는 사람이 괜찮으면 당일 오후나 다음날 아침에 당장 면접을 볼 수 있겠냐고 연락이 와있더라구요(으음?).

 


사실 다음날이면 괜찮은데 아침에 메일을 보내서는 당일날 면접을 보고 싶다니... 아무리 바빠서 시간을 못 낸다고 해도 이건 좀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고, HR팀이나 시니어 개발자가 아닌 Studio Manager? 와 면접을 본다는 것도 조금은 생소했어요. 당장 회신을 할 마음이 안 들어서 아침 먹으며 고민을 좀 해보다가, 지난 첫 번째 면접에서 제가 긴장도 좀 하고 제대로 대답도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면접 자체에 더 익숙해지기 위해서 연습한다는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회사와 포지션

광고 대행사였구요, 검색해보니 집에서 출퇴근하기에는 딱 좋은 그것도 제가 좋아하는 동네에 오피스가 있어서 오오? 잠시 호감이 갔지만 잡 타이틀이 Email Designer / Developer 라는 생소한 포지션이었습니다. 자격 요건은 html, css, ui & ux design, javascript, After effects/animate 등등이 적혀있어서 디자인 스킬도 필요한 줄 알았는데, 실제로 면접을 진행하며 보여준 샘플을 보니 그냥 html + css에 javascript는 많이 필요할 것 같지도 않겠더라구요.





면접 준비

어차피 시니어 개발자랑 면접 볼 것도 아니라 테크니컬 쪽은 준비할 필요도 없었고, 사실 일하고 싶다는 느낌도 10% 미만이었기 때문에 따로 준비할 내용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당일 오후도 괜찮다고 메일을 보냈더니 본인이 바빠서 다음날 오전에 좋겠다고 해서 다음날 오전으로 줌미팅이 잡혔습니다. 다만 전날 밤까지 '크게 관심도 없는 포지션인데 괜히 면접 본다고 그랬나? 귀찮은데 그냥 취소할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지만 마음을 잡고, 일단 면접 연습을 해야 한다는 생각 + 페이라도 들어보고 괜찮으면 파트타임으로 라도 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그냥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Email Developer라는 포지션 자체가 궁금해서 미리 reddit에서 검색은 해 봤어요.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들어가서 읽어보시면 될 것 같아요.
https://www.reddit.com/r/Frontend/comments/htwxma/html_email_developer_good_first_job_or_a_big/






면접

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았던 Studio Manager와 Account Lead라는 사람과 면접이 잡혀 있었으나, 제가 접속 한 시간에는 스튜디오 매니져만 들어와 있었어요. 서로 인사를 하고 간단한 대화를 나눈 후 제가 준비했던 Tell me about yourself에 대한 대답을 하고 나니 그제서야 Account Lead가 접속을 했는데 배경이 배드룸이었습니다ㅎㅎㅎ 아침부터 조깅하고 온 건지 운동복에 머리를 싹 묶고 뒤로는 본인 방이 배경으로 넓은 침대가 보이더라구요. (그나저나 줌미팅으로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의 집안, 방안을 들여다본다는 것, 내 공간 또한 노출이 된다는 게 아직도 참 낯설어요)

늦게 접속한 이 어카운트 리드라는 사람은 막상 제 이력서도 열어보지 못했다며, 경력과 학력에 관한 질문을 했습니다. 한국에서의 경력부터 토론토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등에 대답했고, 신기하게도 이 분이 한국에서 짧게 영어를 가르쳐 본 적이 있다며 한국 도시들을 알고 있어서 잠시 한국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중간에 지금 쓰고 있는 메일 디자인 템플릿을 보여주겠다고 화면을 공유하려고 했는데, 둘 다 Zoom 자체를 다루는 게 능숙하지가 않아서 시간이 좀 지체되기도 했어요. 둘 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 사이로 보였는데 이런 허둥지둥 대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재밌더라구요.

이후 주된 업무가 무엇일지 (마지막까지 내용이 바뀔 일들이 많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고, 주로 메일 템플릿 만들거나 있는 템플릿에서 수정하는 등의 업무), 이런 업무를 내가 빨리 배울 수 있을 것 같은지 등의 대답하기 쉬운 내용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가 비슷한 일을 해본 경험이 없고, 저를 면접 본 두 명 다 이 업무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에 (시니어 개발자가 딱 한 명 있다는데 왜 그분이 참여를 안 했는지는 모를 일이나) 30분이 넘게 이야기를 하고 나니 더 이상 서로 할 얘기도 없었어요. 저도 딱히 흥미있는 업무도 아니라 연봉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왠지 연봉이라기보다는 시급 개념일 것 같은 간단한 html 업무로 보였어요. 아 그리고 당시 팀 프로젝트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이메일 마케팅이었습니다.





면접 마무리

포지션 자체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 그랬는지 첫 번째 면접과는 다르게 전혀 긴장도 안되고 편하게 이야기를 잘 했구요, 두 번째이다 보니 첫 번째 때보다는 영어도 잘 나와서 이날 이 면접 덕분으로 실전 연습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ㅎㅎㅎ 제대로 된 프론트엔드 포지션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줌으로 면접 보는 것에 좀 더 익숙해지고 면접 보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 느낌이었어요. 이제 겨우 두 번째지만 확실히 경험해보니 이 부분은 이렇게 대답하니깐 반응이 좋네, 이런류 질문엔 이런 식으로 돌려서 말하는 게 좋겠다 등의 저만의 노하우도 쌓이는 기분이었구요. 이 날 다시 한번 원하는 포지션이건 아니건 무조건 인터뷰는 많이 보자 다짐했습니다.




결과

제 결과를 알려드리기 전에...

면접을 요청하고 스케줄을 잡는 방식과 줌미팅을 진행하는 태도, 면접 도중 자료를 공유해서 보여줘야 하는데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게 시간이 많이 걸렸던 점 등에서 혹시 어떤 것들을 느끼셨나요? 회사의 규모를 떠나 사소한 일을 진행하는 방식에서 정말 많은 것들이 보여지지 않나요? 비록 제가 한국에서 떠나온 후 오랫동안 워홀러로, 유학생으로, 파트타임러로 생활을 했지만, 한국에서 다양한 파트너 회사들과 업무를 하면서 배웠던 감은 아직도 남아있었어요. 면접을 진행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이 30분이 저를 더 알아가는 과정이지만, 저 또한 회사를 더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지난 첫 번째 프론트엔드 면접에서 실무도 잘 모르고 경력도 없는 제가 하는 질문 하나하나에 성의껏 자세히 대답을 해주고 메일로 확실히 결과를 전달받은 것과 다르게 이 회사에서는 이날 이후로 어떠한 소식도 듣지 못했어요. 일하고 싶은 마음은 애시당초 없었지만, 시간을 내서 면접을 봐준 것에 대한 감사와 예의로 저는 인터뷰 2-3시간 후 Thank you mail도 당연히 보냈구요.


굳이 긍정적인 결과를 기다린 것도 아니었으니 기분이 상한 건 아니었지만, 이 면접으로 인해 어떤 사람들과 어떤 태도로 일하고 싶은지를 느끼게 해 준 기회였습니다.






모든 건 경험, 이 경험들을 통해서 더 배워나가고 성장해 갈 수 있기를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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