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배우고 생각하고/밑줄긋기

[데브리북] 오지영, 소소하게 찬란하게

데브리 2022. 10. 31. 07:08


어느날 우연히 유튜브에서 late 40's diaries 라는 영상을 발견했다.


가끔 토론토 브이로그나 뉴욕 브이로그를 봐도 다들 나이대가 어리고 관심사가 달라서 크게 공감가지 않았는데, 우선 40대가 남기는 일상 브이로그라 오히려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스에서 가족들에게 간단한 재료로 요리를 하시는 영상을 제일 먼저 봤는데, 배우고 싶은 요리실력은 물론이고 그보다 40대 후반임에도 웬만한 20대보다 건강해보이는 몸매가 더 부러워서 도대체 어떻게 유지를 하시는지 궁금해서 다른 영상들도 더 찾아보게 되었다.











다른 영상들을 더 살펴보고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하여 싱가포르에 정착한 모델 출신이시란 걸 알게 되었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싱가포르에 예쁜 보금자리도 있으며, 그리스에서 여름도 보내고, 나처럼 외국생활을 하면서도 한국에 자주 방문하신다는 점이 너무 부러웠고, '아 이런 사람은 모든 걸 다 갖춰서 부족한 것 없이 자라고 누리며 살고 있구나- 참 부러운 삶이다!' 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책까지 내셨다는 걸 발견했고, 다행히 밀리의 서재에 올라와있어서 바로 다운받아서 지난주에 읽을 수 있었다. '와- 책까지 낼 정도로 글쓰는 재능까지 있다니 정말 겉과 속 모두 꽉찬 분이겠군'하고 첫 몇 페이지를 읽기 시작했는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만 보이는 소박하지만 화려하고 여유로운 모습과는 정반대로 쉽지많은 않았던 그녀가 살아온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 책을 읽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자세한 이야기는 이 곳에 남기지 않겠다.


다만 우리가 늘 화면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보는 화려하고 세상 모든 행복을 다 가진 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모두 그들만의 사정과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보통 사람이라는 것. 머리로는 알면서도 막상 이런 사람들을 겉에서만 바라보면 다 가지기만 한 것 처럼 보여서 잠시라도 부럽고 내가 가진 것이 훨씬 더 적어보이기에 신나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오면 늘 마지막은 ‘난 왜 이것밖에 없을까? 난 왜 이 사람들처럼 걱정없이 행복하기만 한 삶이 아닌걸까? 하는 늘 묘한 씁쓸함만 되새기며 현실로 돌아오곤 한다. 그래서 속을 알 수 없는 화려한 이미지들만 가득한 인스타그램을 멀리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기도 하고. 세상을 충분히 살아온 나조차도 이걸 알면서도 가끔 이런 감정을 느끼는데, 하물며 이제 막 세상을 알아가기 시작하는 10대들은 이런 것들에 얼마나 민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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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서 읽은 글






매력적인 사람의 특징은 그에게 주어진 인생의 무게를 받아들이고 수용했다는 너그러움이다. 그들은 현실로부터 도망치지도, 몸을 숨기지도 않는다. 모든 사람은 각자 자기만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 무거운 짐의 차이가 개성으로서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에게 크고 작은 문제와 이겨내야할 것들은 존재한다. 이를 어떻게 잘 짊어지고 살아가는가에 따라 행복하게 살 수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


오지영님이 더 빛나는 이유가 바로 이게 아닐까? 자기에게 주어진 인생의 무게을 오롯이 감당하고 그 무게를 차분히 받아들이고 너그럽게 수용하고 살아간다는 점. 그렇게 노력하고 수련해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짊어가는 모습 때문에 지금 더 빛나고 행복하게 본인만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고, 그래서 그 모습이 훨씬 커 보이고 아름다워보이는 게 아닌가 생각해봤다.










다시한번 나도 나만의 철학을 갖고 내 방식을 찾아가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