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물론 민경도 우리 또래에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 남자들은 사시 1차에 합격한 것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것처럼 들리는 반면, 여자는 어느 남자와 결혼하는지 끝을 봐야지만 비로소 성공이란 단어를 붙일 수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성별을 기준으로 여자를 차별하는 것은 여성 또한 마찬가지다. 이 편견도 결국 여자가 만든 것이다.
-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두렵게 하는지, 또 미치게 하는지,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일까? 나는 나의 부모 세대와는 다르게 모든 것을 지원받으며 커왔다. 어느 집의 귀한 자식으로 갖고 싶은 것도 갖고 하고 싶은 것은 하면서 자랐다. 그러나 결국 이것밖에 안 되는 딸이 되어버렸다. 그 창피함과 미안함과 괴로움을, 어디 털어놓을데도 없는 나 같은 애들은, 고통 받아 마땅한 부류일까? 나는 정말 위로받을 가치도 없는 인간이 되어버린 걸까?
반응형
-
예전만큼 두렵지 않은 이유는 외로움에 정복당하고서도 살아남는 법을 조금이나마 터득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친구가 타인으로 돌아서는 순간도, 타인이 친구가 되는 순간도 찰나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서로의 냉정함을 저주하고 두려워하면서도 그 이면의 다정함을 기대하는 모순에 기대어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반응형
'읽고 배우고 생각하고 > 밑줄긋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브리북] 김선우,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0) | 2023.05.14 |
---|---|
[데브리북] 와타나베 쇼이치, 지적생활의 발견 (1) | 2023.05.14 |
[데브리북] 요시모토 바나나, 그녀에 대하여 (0) | 2023.05.14 |
[데브리북] 에쿠니 가오리, 홀리 가든 (0) | 2023.05.14 |
[데브리북] 김미나, 오늘도 디지털 노마드로 삽니다 (1) | 2023.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