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라이프/소소한 일상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팬데믹 스테이홈 & 락다운 시기의 토론토 풍경

데브리 2022. 8. 1. 05:58

2년이면 완전히 없어질 줄 알았던 코로나는 여전히 일상 속에 존재하고 있구요, 최근 토론토에서도 다시 조금씩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요. 정부에서 발표하거나 미디어에서 많이 다루지는 않지만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걸리기 시작했거든요^^;;


그나마 여름이라 야외활동이 자유롭고 이미 사람들도 이전처럼 신경쓰지도 않을 뿐더러, 더 이상 입에 올리기도 싫을 만큼 진절머리가 난 상태라 그냥 신경 안쓰고 자유롭게 지내는 편입니다ㅎㅎㅎ









그래서 이젠 끝이 보이는 것 같은 기나긴 팬데믹을 돌아보며, 최근 1-2년 간 유난히 스테이홈 오더와 락다운이 자주 있었던 토론토 모습을 남겨보려고 해요. 올해 겨울엔 제발 락다운이 돌아오지 않길 바라며 🙏🏼




2020년 4월 초 - 캐나다 코로나 유행 초창기

아직 백신이 나오지 않았던 시기로 사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사실 자체도 불안했지만, 한인마트에 장은 보러 가고 싶었기에... 오랜만에 타본 버스는 앞 문을 아예 막아버려서 버스기사 근처로 접근도 못하게 막아뒀더라구요. 이렇게 버스 앞 쪽을 막아뒀지만 당시 지하철 & 버스 운전기사 및 TTC 직원들 중에 코로나에 걸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ㅠㅠ








2020년 5월

지금은 너무나 익숙한 집근처 트레일이지만, 생각해보니 코로나가 집근처 공원과 트레일이란 트레일은 모두 발견하게 만들어 준 기회였네요. 생활 필수품 말고는 달라라마에서 화분 하나 살 수 없었고 위너스, 홈센스 및 쇼핑 자체가 불가능했던 극단적인 락다운 시기.








덕분에 매일 아침 나가서 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더랬죠. 그냥 지내기에도 우울한 토론토 겨울에 코로나까지 겹쳐서 정말 힘겨웠던 2020년 초반. 그렇게 몇 달 지내다보니 토론토에도 봄이 오긴 왔네요. 지금은 정말 예전 얘기 같지만 다들 sanity(온전한 정신)를 유지하려면 나가서 죽도록 뛰고 운동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어요ㅎㅎㅎ







단체활동이라고는 내부건 외부건 다 금지되었던 시기였는데 어느날 크리스티에 장보러 갔다가 몰린 엄청난 인파를 보고 놀란 하루. 알보고니 이 날 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있었다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던 시기. 락다운 때문에 친구들도 만날 수 없고, 식당에서 밥을 먹을수도, 쇼핑몰에서 쇼핑을 할 수도 없던 시기라 지하철 타고 멀리 외출할 일도 없었지만, 가끔 정말 필요한 볼일을 보러 외출을 해도 거리는 이랬답니다... 지하철 역에 저 말고는 한 두명 뿐...


심지어 늘 붐비는 블루어 역도 다들 혼자 나온 사람들이라 대화할 일이 없다보니 몇 십명이 있어도 쥐죽은 듯 고요했던 정말 묘했던 날들.








2020년 6월

이 때 저의 유일한 낙은 저녁 노을보러 가는 산책 길 뿐이었구요... 그나마 공원에 나와 있는 사람들도 다들 멀리 뚝 떨어져 본인들 그룹 안에서만 있어야 했었죠. 그래도 이때는 여름 즈음이라 5인 이하로는 모일 수 있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2020년 10월

버스에서 마스크는 필수고 모르는 사람은 옆자리에 앉지도 않았던 시기. 게다가 여름동안 낮아졌던 확진자 수는 날씨가 추워지며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어요. 마스크가 없었던 건지, 좀 더 안전하고 싶었던 건지 봉투를 뒤집어 쓰고 버스를 탄 이 분. 지금보면 웃긴데, 당시엔 이 상황이 웃기지도 않았을 만큼 심각했던 토론토 상황.








2020년 11월 초

솔직히 11월이면 이미 페디오는 닫을 시기임에도 당시 실내 영업은 불가능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언제 또 실외에서 식사하는 것까지 제한될 지 모르는 상황이라 2층에 위치한 어느 레스토랑에선 이렇게 길가에 테이블을 내려다두고 영업을 하더라구요. 밖에서 식사하기는 이미 추울 시기이지만 다들 그나마 있는 햇볕도 즐기고 밖에서 시간을 좀 보내고 싶어서 안달이 났을 때라 테이블도 꽉 차 있네요.







2020년 11월 중순

다들 재택을 하느라 토론토 다운타운은 한산했고, 이 때쯤 이미 토론토를 떠나 토론토 근교 도시에 하우스를 장만하는 사람들도 늘어가기 시작했어요. 다운타운에 있는 콘도들도 에어비앤비가 금지되고, 새로 들어오는 유학생과 이민자들이 없다보니 텅텅 비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집에서만 지내는 게 지루하기도 하고 마침 코로나로 비싼 호텔들 가격이 뚝 떨어진 시기라 다운타운에 있는 호텔로 스테이케이션을 다녀왔어요. 보통이라면 출근하는 차들로 북적해야 할 도로가 이렇게나 썰렁했어요...







날은 다시 추워지기 시작하고, 확진자 수는 다시 늘어가기 시작하고, 백신은 개발하고 있다더니 소식도 없고... 아무리 추워도 정신 건강을 위해 매일 산책은 필수로 했죠.








2020년 11월 말 토론토 이튼 센터

여름동안 쇼핑이 가능했었는데, 바로 이 다음날부터 온라인 쇼핑과 픽업 서비스만 가능하게 된다는 뉴스가 떴습니다. ㅎ ㅏ..... 옷은 직접 입어봐야 사는 타입이라 어쩔 수 없이 이튼센터로 달려가서 캐나다 구스에서 무려 3시간 가까이 줄을 서고는 겨우 가벼운 패딩 하나를 사올 수 있었어요....... 히터까지 빵빵해서 기다리는 동안 정말 목말라 죽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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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여름, 가을 동안 잠시 활기를 찾은 것도 같았으나 다시 스산해진 토론토.







그래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저는 12월 중순 한국으로 도망을 갔어요. 코로나가 시작되고는 미루고 미루던 한국행이었는데, 아무리 가는 길이 위험하다고 해도 더이상 미룰 수가 없더라구요. 조용할 줄 알았던 피어슨 공항이 의외로 붐벼서 놀랐던 기억이;;








한국에 도착한 다음날 코로나 검사 받으러 가는 길. 해외입국자를 픽업하러 와주신 분은 앞자리에서 운전만 하셨고, 이렇게 뒷좌석과는 비닐로 완벽하게 공기를 차단!







코로나 시기 인천공항


2021년 2월 초


그렇게 한국에서 두달 쯤 시간을 보내려던 차에, 연말에 따뜻한 나라로 휴가를 떠났던 캐나다 고위 관리직이 이슈가 되면서 저스틴 트루도님이 해외입국자들은 필수로 호텔 격리 2주를 실시한다고 발표!!! 설까지 보내고 캐나다로 돌아오려고 했던 저의 계획은 무산이 되고, 발표가 나자마자 급하게 비행기표를 예매했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한산한 인천공항 모습은 이때가 처음이었어요. 해외여행은 물론이고, 해외로 출국하는 유학생도 거의 전무했던 시기... 게다가 한국은 워낙 방역이 철저하던 시기라 더 열심히 청소를 해주셔서 바닥이며 손이 닿는 곳은 죄다 반짝반짝 ✨







한산했던 대한항공


당시 직항이 유난히 비쌌던 대한항공이지만, 저는 다행히 마일리지로 표를 구했구요. 저 포함 30명 내외만이 이날 이 비행기에 탑승해서 완전 프라이빗한 서비스를 받았어요. 워낙 탑승객이 없다보니 승무원분이 간식도 2-3개씩 챙겨 주시더라구요ㅎㅎㅎ


같은 시기 에어캐나다를 타고 캐나다로 돌아온 친구 말에 의하면, 에어캐나다는 옆자리 모두 꽉꽉 채워 정말 붐볐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2주 호텔격리 의무 발표로 한국에 돌아와있던 유학생들이며 이민을 계획했던 가족들까지 죄다 이 시기에 캐나다로 들어오는 분위기였죠.








2021년 5월

캐나다로 급하게 돌아와서 집에서 2주 격리를 무사히 마치고 집에서 잘 지내며 간간히 나가서 살펴본 바깥 세상. 여전히 개미 한마리 없이(?) 조용했죠..... 쭉 뻗은 도로에서 뛰어다녀도 누가 뭐라는 사람 없었을 듯...






이 때는 워낙 확진자 수가 많아서 본인이 사는 동네 밖으로 나가지도 말라는 제재가 있었어요. 가족이라도 멀리 떨어져 산다면 만날 수 없고, 혼자 사는 1인 가구일 경우 외롭지 않게 딱 1명만 만날 수 있어서 저는 V가 가끔 방문해줬어요.


멀리 나가지 말랬지만 우린 나간다! 토론토 밖은 아니고, 스카보로 블러프로 바람이라도 쐬러!! 정말 기나긴 락다운으로 미칠 것 같았던 날들.








2021년 7월 - 백신이다 백신!! 💉

그러다 그 해 5월에 드디어 젊은층도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차례가 돌아왔고, 1차로 5월, 2차로 7월에 이렇게 화이자 백신을 맞았답니다! 사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불안해서 이렇게 빨리 어떻게 맞겠어? 나는 좀 지켜봐야겠어' 라는 생각이었는데, 웬걸, 제 나이대가 해당된다는 뉴스가 뜨자마자 바로 예약해서 맞고 왔네요ㅎㅎㅎ


7월에는 그동안 금지되었던 인도어 다이닝도 오픈이 되어서 레스토랑 실내에서도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백신이 풀리면서 규제도 스르르 완화되고 여름이라 바깥 활동도 많이 늘어나고 다시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만 같았죠(이때는요.....)!








2021년 8월

규제는 풀어졌지만 이미 1년을 넘게 고립된 생활을 하며 소셜활동을 안하며 지내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 있어도 굳이 2020년 여름에 규제가 풀렸을 때처럼 다들 뛰쳐나가서 시간을 보내지만은 않더라구요. 실직율도 높고, 문을 닫는 회사나 식당들도 늘어가고, 아직 경기는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걸 금요일 밤에 집에만 있는 사람들을 보며 느꼈어요.







2021년 9월

그래도 저는 여름이라 즐겁고, 좋아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비록 바깥 테이블이지만 직접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행복했어요. 겨울 내내 요리하고 테이크아웃해서 집에서만 먹다가 이렇게 바깥에서 먹고 싶을 때 사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









몇 달을 안가봤던 카페도 가보고! 참고로 코로나 시작되고 온타리오 내의 수 많은 스타벅스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확진자 수가 폭증했던 시기에도 카페에서 공부할 수 있던 한국과는 달리, 토론토는 카페 안에서 커피를 마실 수도 없었거든요...









2021년 9월

이 즈음 런던도 처음으로 방문할 수 있었는데, 토론토보다 훨씬 작은 도시인 런던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서 경제가 정말 많이 무너졌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어요. 다운타운 내 태반이 문을 닫았고, 거리는 대부분 홈리스들이 차지해서 스산해보였습니다.









2022년 1월

인구의 90% 정도가 이미 백신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솟구치는 확진자 수로 인해 토론토는 또 락다운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시는 없을 것 같았던 락다운.... 막 파트타임을 시작했던 저도 또 집에서 쉬어야했구요...












이 후로 락다운은 한달? 두달? 정도만에 풀렸고 3차 백신을 맞기 시작하고 날씨도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올해 2년만에 큰 이벤트와 페스티발도 돌아왔고, 최근 몇달은 정말 오랜만에 정상적인 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돌아보니 이 2년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이미 오래 전 이야기 같은데 작년에, 재작년에 락다운으로 집에만 갇혀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도 하네요.



최근 새 변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는 또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이대로 점점 사라졌으면 좋겠고 올해 겨울엔 제발 작년 겨울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상 엔데믹을 바라며 기록해 본 코로나 기간 풍경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