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배우고 생각하고/밑줄긋기

[데브리북] 줌파 라히리, 그저 좋은 사람

데브리 2022. 8. 8. 04:49

 

올해 내가 푹 빠진 작가 줌파 라히리. 

 

 

앞서 읽은 <이름 뒤에 숨은 사랑><축복받은 집>도 좋았지만 여태 읽은 그녀의 책 중에 개인적인 베스트는 단연 이 <그저 좋은 사람>이다. 단편집이라 빨리 읽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웬 걸, 다운 받아놓고 다 읽기까지 한달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시간이 걸린 이유는, 각 단편들이 너무 강렬해서 하나를 끝내고 나면 먹먹해지고 맘이 찌릿해져서 한동안 쉬면서 다른 비소설 책을 섞어가며 읽어야 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어느 하나 '이번건 조금 덜 좋았다', '살짝 아쉬웠다'는 느낌없이 수록된 모든 단편들이 이렇게 한결같이 좋을 수가 있을까. 

 

 

 

 

 

 

 

누구나 그렇겠지만 개인적으로 나이대와 당시 상황에 관심있는 분야가 달라졌는데,

 

 

 

한창 진로가 고민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삶이 궁금했던 10대에는 나는 한국과 일본의 현대소설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커리어 고민, 연애 고민, 그리고 바깥 세상이 궁금했던 20대에는 주로 연애, 자기계발, 여행, 건축 관련 책들을,

 

한국 밖에서 살며 캐나다에서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30대인 지금은 사느라 바빠서 20대 때 보단 훨씬 독서량이 줄었지만 성공, 심리학, 금융, 투자 쪽으로 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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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알게 모르게 이민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엄청 많아졌다는 걸 깨달았다. 시대와 나라는 달라도 이민진님의 <파친코>를 읽으며 느끼는 게 많았고, 특히나 올해 줌파 라히리의 소설들을 읽으며 가슴을 콕콕 파고드는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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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은 사람>이 지금으로부터 무려 14년 전인 2008년에 출간되었지만, 여전히 보편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들이라, 요즘 시대 이민자인 내가 읽으면서도 어딘가에서 나의 심리와 나의 삶의 일부분을 찾을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책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굳이 이민자일 필요도, 벵골인일 필요도, 미국인일 필요도 없다. 그저 이야기를 따라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그 캐릭터 속으로 푹 빠져들게 되고, 마치 내가 그 캐릭터인 것 마냥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신기한 게 작가 본인은 여자면서 남자 캐릭터를 중심으로 쓰여진 이야기들도 어쩜 그렇게 심리를 잘 파악해서 썼을까? 사람에 대한 관심과 관찰력이 대단한 것 같다. 그리고 여자 캐릭터가 주인공인 이야기들은 이전 책들에서도 그랬지만 읽으면서 줌파 라히리라는 사람이 이렇게 자라왔겠고 이런 어려움들이 있었고, 이렇게 나이 들어온 사람이겠구나... 라는 상상이 되었다. 소설 속 인물들의 묘사에 대해 읽으면서도 왠지 어떤 캐릭터들은 작가 본인을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아직도 읽어야 할 그녀의 소설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그저 좋은 사람>은 꼭 원서로도 사서 영문으로 다시 읽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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