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리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일요일 오전 발룬티어를 하러 다녀왔어요. 위치가 제가 좋아하는 킹 웨스트 x 오싱턴 근처라 끝나고 나면 꼭 그 근처에서 점심을 먹거나 카페를 가거나 오래 걷기도 한답니다. 오늘은 카페를 찾으며 걷다가 어느 하우스 앞에 나와있는 책들을 발견해서 두 권을 가져왔어요. 캐나다에서는 길에서 헌책 줍기(?)가 굉장히 쉬워서 잘만 살펴보면 괜찮은 책들을 공짜로 얻을 수 있어요!
제가 있는 토론토에서는 보통 본인들이 필요없는 책들을 그냥 버리기보다는 헌책방에 가져다주거나 (혹은 팔거나), 집 앞에 놔두고 지나가는 누군가가 필요하면 가져갈 수 있도록 놓아두는 문화가 있더라구요. 한국에도 있나요? :)
FREE BOOKS! 라는 메모 보이시죠? 종이가방 한가득 총 20권쯤 되는 책이 쌓여있길래 그중에 심심할 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로 골라왔답니다. 번화가나 다운타운보다는 주택가가 많은 지역에는 이렇게 본인들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책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서 잘만 고르면 흥미로운 책들을 찾을 수 있어요. 너무 좋죠?
표지만 보고 애들 동화책인가 했는데, 만화로 그려진 역사 이야기더라구요. 때마침 요즘 읽을 책이 없어서 밀리의 서재를 일년치 구독할까 말까 고민 중이었던 터라 심심할 때 이거 읽어보면 딱 좋겠다 싶었어요!
(아, 혹시 밀리의 서재 구독 중이신 분들 계신가요? 아무래도 저는 한글로 잘 쓰여진 소설 읽는 게 아직까지는 70-80% 밖에 이해 안 되는 영어로 읽는 거보다 훨씬 좋아서 구독할까 고민 중인데... 구독하시는 분들 만족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건 지지난주에 집근처 산책하다가 고른 책. 근처 공원에서 좀 펼쳐봤다가 재미없고 지루해서 집에 오는 길에 쓰레기통에 버려버렸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혹시라도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괜히 내가 들고 왔다가 읽지도 않고 버렸나? 싶은 죄책감이 살짝 들었네요.... 그치만 저 책들을 내놓은 주인 입장에선 누군가라도 집어 갔으니 뿌듯하지 않았을까요?라는 자기 합리화를 해봅니다ㅎㅎㅎ
줍기도 하지만 가끔 헌책방에서 사기도 해요! ㅎㅎㅎ
이 곳은 코로나 기간 내내 매일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하길래 궁금했던 Thrift Store에 들어가봤다가 발견한 헌책 코너. 글쎄 이 모든 책들이 대부분 99센트 (한국돈 1000원)! 다섯권을 사면 4불(4000원!!!)이라 눈에 불을 켜고 골랐어요.
읽을 만한 책들을 찾기가 정말 어려웠는데, 겨우 영화 <마션>의 원작과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 두권을 2천원 정도에 사왔답니다. 당시에는 너무 좋아서 금방 다 읽을 줄 알았는데, 한국어로 읽어보려면 다르려나요? 영어로 읽자니 <마션>은 초반에 너무 구체적인 생존 위주의 내용이라 흥미를 읽었고, <작은 것들의 신>은 문장도 어렵고 의미도 헷갈리는 부분이 많아서 그냥 한국어로 먼저 다 읽고 내용을 파악한 후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아서 그냥 덮어두고 있네요.
오래전에 켄싱턴 마켓에서 발견한 헌책방. 홈리스인 줄 알았으나 그냥 히피였던 주인아저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왼쪽, 오른쪽 모두 그의 헌책방인데 들어가보면 정말 방대한 양이 쌓여있었어요. 아직도 하려나 모르겠지만, 적혀있던 8-9불짜리 책을 5불로 흥정해서 사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들은 벤쿠버에 살 때 다운타운에 있는 public 도서관에서 책 정리하는 기간에 사온 책들이예요. 새책처럼 깨끗하고 유명한 소설, 아트, 여행책 등이 많았는데 1불에서 5불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팔아서 너무 좋더라구요.
한국에서는 매달 한두권은 새 책으로 사는 걸 좋아했었는데, 대학교 졸업하고는 정말 소장하고 싶은 책이 아니고서는 주로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걸로. 캐나다에 오고 나서는 아무래도 영어로 읽는 속도가 한국어 책을 읽는 속도보다 현저히 떨어지기도 하고, 한권 끝내는데 짧아야 2-3주, 길게는 몇 달까지도 걸리다보니^^;; 보통 헌책방에서 사는 편입니다. 캐나다는 책이 정말 비싼 편이기 때문에 소장하고 싶은 책이 있더라도 아마존에서 깨끗하게 나온 중고로 골라서 사곤 해요. 새로 나와봤자 몇 달 지나면 어차피 중고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새 책을 사야할 이유가 없달까요.
저는 가끔 헌책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하기에 가끔 이렇게 누군가의 집 앞에 나와있는 책들이 있으면 꼭 서서 한참을 살펴보게 되더라구요. 본인에게는 더이상 필요없는 책이더라도 버리기 보다는 나누는 문화. 캐나다의 좋은 점들 중 하나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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