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배우고 생각하고 77

[데브리북] 레슬리 가너, 서른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 다른 사람이 공허하거나 쓸쓸해 보이지 않는 것은 깨지고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당신은 땀을 흘리기 싫어 출발선에 멈춰선 운동선수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달리고 또 달려 자신이 원하는 곳에 도착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당신 눈에는 그들이 고통 없이 행복을 얻은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들이 흘린 땀방울이 모두 증발해 버린 것입니다. 결국 아무런 대가도 없이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당신에겐 집이 있고 테이블 위에 음식이 있으며, 남편이라는 좋은 남자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방황중이죠. 그것은 당신이 더욱더 많은 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물질적으로는 만족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불행한 당신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살펴볼 것이 있..

[데브리북] 채사장,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구체적으로 서양의 그리스도교는 직선적 시간관을 토대로 한다. 그리스도교의 세계에서 인간은 탄생하고 성장하여 죽음에 이른 후 영원한 세계로 나아간다. 그곳이 지옥이든 천국이든 마찬가지다. 어떤 사후 세계에서나 시간은 과거로의 후퇴 없이 영원히 계속된다. 반면 동양의 윤회 사상은 원형적 시간관을 토대로 한다. 불교의 가르침에서 인간은 탄생하고 성장하여 죽음에 이른 후 중간 상태인 바르도를 지나 다시 탄생을 맞이한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 삶도 반복된다고 믿는다. 이러한 시간관의 차이는 역사에 대한 관점의 차이로 이어진다. 우선 직선적 시간관은 역사는 끝없이 발전해간다는 '진보적 역사관'을 낳는다. 진보적 역사관에서의 역사는 직선적 시간관처럼 과거로의 회귀를 인정하지 않는다. 역사는 과거를 지나 현재..

[데브리북] 황주리, 세월

- 왜 모든 계절은 맞을 때마다 처음인 듯한 생각이 들까? 더위도 추위도 샐쭉한 봄기운도 가을의 선선함도, 모두 처음 겪는 온도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렇듯 모든 사랑도, 모든 삶의 기쁨과 고통의 순간들도, 한 번도 겪은 적 없는 새로운 처음으로 우리의 살갗에 낯설게 와 부딪힌다. 그래서 연습이란 늘 소용이 없을는지 모른다. 어쨌든 우리가 가장 열망하는 순간은 이 녹록지 않은 삶 속에서의 완전한 소통의 순간이 아닐까? - 2001년 가을, 나는 또 한 번의 생일을 맞으며 마흔네 개의 삶의 계단을 숨가쁘게 올라온 기분이 든다. 여든 개나 아흔 개에 비하면 아이들 걸음마 같을까? 아니 아흔 개나 백 개도 금세일 것만 같다. 세월이 가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건 스물다섯 살 때까지였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대학을 ..

[데브리북] 김선경, 서른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

- 예술이 자기만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어떤 행위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라면 인생도 충분히 예술적으로 살 수 있다. 예술적인 삶이라고 해서 꼭 거창하고 특별한 삶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자기를 잃지 않고 어떤 일이든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나다음'을 잃지 않고 주어진 삶을 아름답게 만들려 애쓰는 것. 그 작은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여 예술적인 삶이 완성되는 것은 아닐는지. - "히말라야는 사방이 위험하지요. 언제 설벽이 무너질지, 언제 발밑이 꺼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한 발만 어긋나면 천길 아래로 추락할 수도 있습니다. 안전한 길은 아무 데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한 발 한 발 내딛어 길을 만드는 수밖에요." 인생 역시 어떻게 펼쳐질지 아무도 모른다. 어려움과 고전을 피..

[데브리북] 손혜원, 브랜드와 디자인의 힘

- 좋은 건축물은 건축가의 능력이 반, 건축주의 안목이 반이라고 한다. 좋은 브랜드 또한 좋은 클라이언트를 만나야 완성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 일찍부터 확고한 목표를 정하고 살아간다고 해서 그 목표가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목표가 너무 높으면 과도한 목표에 눌려 사람이 피폐해진다. 나도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져서 등록금을 벌며 공부하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 당시 나의 생존 방법은 내 눈앞에 있는 당장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암울한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것이었다. 너무 먼 곳에 초점을 맞추면 현실이 암담할 수밖에 없으나 현재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힘들었던 과정을 지나쳐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오래 전에 정말 유익하게 잘 읽었던 책이고 이 분의 커..

[데브리북] 필립 체스터필드, 홀로서는 너에게

- 세상 물정을 아무것도 모르는 학자에게는 아이잭 뉴턴이 프리즘을 통해서 빛을 보았을 때처럼 사람이 몇 가지 빛깔로 분류되어 보인다. 이 사람은 이 빛깔, 저 사람은 저 빛깔 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염색 기술자는 다르다. 빛깔에는 명도가 있고 채도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 가지 빛깔로 보여도 그것은 여러 가지 빛깔이 혼합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애당초 한 빛깔만으로 된 사람은 없는 법이다. 조금은 다른 빛깔이 섞여 있거나, 그림자가 들어 있거나 한다. 그것뿐이 아니다. 비단이 빛을 받는 정도에 따라 어떠한 빛깔로도 변하는 것처럼 상황에 따라서 어떠한 빛깔로도 변하는 것이 바로 사람인 것이다.

[데브리북] 박노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한계선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더는 나아갈 수 없다 돌아서고 싶을 때 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 여기서 돌아서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너는 도망치게 되리라 여기까지가 내 한계라고 스스로 그어버린 그 한계선이 평생 너의 한계가 되고 말리라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그만 금을 긋고 돌아서고 싶을 때 묵묵히 황무지를 갈아가는 일소처럼 꾸역꾸역 너의 지경을 넓혀가라 - 아니다 억압받지 않으면 진리가 아니다 상처받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저항하지 않으면 젊음이 아니다 고도가지 않으면 혁명이 아니다 -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인생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나는 너무 서둘러 여기까지 왔다 여행자가 아닌 심부름꾼처럼 계절 속을 여유로이 걷지도 못하고 의미 있는 순간을 음미하지도 못하고..

[데브리북] 변종모,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 "여행을 하면 어떤 기분인가요?"라고 누가 묻는다. "반쯤 불안하고 반쯤은 행복하지요"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다시 말한다. "불안하지 않으면 행복하지도 않아요." - 그렇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잘해야 일 년에 한두번 보는 것이 전부였다. 몇 번의 연락을 받은 끝에 선심 쓰듯 겨우 작별 인사를 하러 나간 자리. 그것도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뤄뒀던 시간을 만회하려는 얄팍한 계산이 있었는지 모른다. 떠난다는 이유로 용서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언제 봐도 좋을 사람이라는 편리하고 이기적인 생각이 컸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게 대부분의 소중한 인연들을 우연히 길에서 스치는 사이보다 못하게 꾸역꾸역 이어나간다. 시간이 아닌 마음이 없던 것인지도 모른다. 산다는 것을 핑계로, 여유가 없다는..

[데브리북] 크리스토프 앙드레, 심리학의 작은 비밀

- 남들보다 뛰어나지 못하다는 생각은 인간에게 큰 상처가 된다. 나는 스스로를 비하하며 상처 입히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다른 사람들이 나를 비판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비하하는 성향이 생기기 시작했다. - 특정 상황에서 슬픔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슬픔은 시간이 흐르면 지나간다. 생리학적으로 보아도, 특별히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지 않다면 좋든 나쁘든 모든 감정은 일시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매일의 삶이 제공하는 좋은 것들을 맛보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는 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너무나 많은 장애물 때문에 기다림은 영원해질 수도 있다. 행복이란 소소한 순간이 더해져서 생기는 것이며, 우리 삶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