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배우고 생각하고 77

[데브리북] 정이현, 너는 모른다

- 인생에는 한들한들 부는 산들바람에 뭄뚱이를 맡겨도 되는 시간이 있다. 스무 살, 스물한 살, 스물두 살... 삶이란 조금 비스듬히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기차에서 시속 오십 킬로미터의 속도를 견디는 일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나이이기도 하다. ... 우주가 그들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착각한 건 아니었다. 울타리 너머의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 뿐이다. - 그는 일체의 단체활동에 참가하지 않았으며 거기에 관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밍은 생래적으로 하나의 개인이었다. 결코 외톨이인 줄 모르는 외톨이, 빛 없는 선반 위에 따로 보관된 통조림처럼 안전하고 유일한 개체, 스스로 적막할 운명을 타고난 자. 그것이 밍이었다. 혼자 먹을 저녁밥이 담긴 검정 비닐봉지를 천천히 흔들면서 어둑한 타이..

[데브리북] 전경린, 엄마의 집

-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생존을 택한 친구들도 꼴이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예요. 꿈은 상실되고 자신을 돈과 바꾸어 살아야 하니, 삶 자체가 하루하루 이렇게 소모적이기만 한 건가 싶죠. 참 다들 고독하고 가련해요. - 우린 무언가를 할 때마다 실패도 하고 상처도 입고 후회도 하지. 마음이 무너지기도 해. 사는 동안 몇 번이고 마음이 무너지지. 하지만 중요한 건 다시 하는 거야. - 행인들의 생이 단단하고 차가운 표면 위로 영원을 향해 미끄러지는 것만 같았다. 나의 생도, 엄마의 생도, 풍경들도... 아무리 파고들고 싶어도 빙판 위의 스케이트처럼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져서 사라져가는 것이었다. 난 몸부림치며 그 무엇엔가 깊이 파고들고 싶었다. - 겉보기엔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저마다 건너야 할 인생의 ..

[데브리북] 김혜남,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선택할 게 많다는 것은 복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것 중에 선택을 하라고 하면 그건 저주가 된다. 왜냐하면 한가지를 선택하기 위해서 나머지 것들을 포기해야하기 때문이다. 그 많은 유혹과 가능성을 포기하고 선택한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누가 확신할 수 있겠는가. 어쩌면 다른 선택이 더 옳았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이제 사람들 눈에는 자신이 선택한 한 가지보다 포기한 수많은 것이 아른거린다. 더 행복했을지도 모를 다른 가능성에 대한 미련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우울해한다. 가지 않은 길을 쳐다보느라 가야 할 길을 못가는 형국이 되는 것이다. - 삶에서 권태로운 시간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바쁘게 일하다가 잠시 빈둥거리며 지루해하는 것과,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기 못..

[데브리북] 한기연, 서른다섯의 사춘기

- 사람들이 문제를 시인하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뻔뻔스러운 방법 중 하나는 스스로 자학하고 슬퍼하고 낙담하고 절망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인정은 하되 변할 의사가 없을 때 여러 가지 변명을 늘어놓거나 심지어 감정적인 협박을 하기도 한다. 정말로 변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런 반응을 멈출 것이다. 말로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인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 심리학의 한 연구를 보면, 스스로 불행해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지위를 남과 비교하면서 기분 나쁜 상태가 되고, 자신이 무엇을 얼마만큼 했는가 보다는 남들에 비해 어떠한가를 더욱 중요시 여긴다는 결과가 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어려운 퍼즐 문제를 풀도록 한 후 그들의 행동을 관찰하였다. 불행해하는 학생들..

[데브리북]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데미안]과 [파우스트]와 [설국]을 읽었고 절에서 밤새 1,080배를 했으며 매일 해질 무렵이면 열 바퀴씩 운동장을 돌았고 매순간 의미 있게 살지 않는다면 그 즉시 자살한다는 내용의 '조건부자살동의서'라는 것을 작성해 책가방 속에 넣고 다녔다. - 그 즈음 창 밖을 내다보면 뭔가 지나가는 게 언뜻언뜻 눈에 보였다. 바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이었다. - 나는 대체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다. 내가 꼭 하지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에도 흥미가 없다. 내가 해야만 하는 일들이 내 마음을 잡아끈다. 조금만 지루하거나 힘들어도 '왜 내가 이 일을 해야만 하는가?'는 의문이 솟구치는 일 따위에는 애당초 몰두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완전..

[데브리북] 김연수, 세계의 끝 여자친구

- 그녀는 자신이 그런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세계에서 한 발짝도 떠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자신에게 떠날 용기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토록 바다를 바라본 것은 단지 바라볼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기억할 만한 지나침] - 지금 이 도로가 왜 막히는지 알아? 예, 라디오에서 노점상들이 시위를 벌인다고 했잖아요. 아니야, 지겨움 때문이야. 내가 말했습니다. 신문에서 자살한 노점상에 관한 기사를 읽었어. 마흔세 살. 내 나이와 같더군. 마흔세 살이란 이런 나이야. 반환점을 돌아서 얼마간 그 동안 그랬듯이 열심히 뛰어가다가 문득 깨닫는 거야. 이 길이 언젠가 한번 와본 길이라는 걸. 지금까지 온 만큼 다시 달려가야 이 모든 게 끝나리라는 걸. 그 사람도 그런 게 지겨워서 ..

[데브리북] 다자이 오사무, 사양

- 어머니는 쓸쓸히 웃으셨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울고싶어도,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아" 하셨다. 나는 어머니가 지금 행복한 게 아닐까, 하고 문득 생각했다. 행복감이란, 비애의 강바닥으로 가라앉아 희미하게 반짝이는 사금(砂金)같은 게 아닐까. 슬픔의 극한을 통과해, 아스라히 신기한 불빛을 보는 기분. 그런게 행복감이라 하면, 폐하도 어머니도 그리고 나도, 분명 지금, 행복한거다. + '다자이 오사무가 생을 마감하기 전 서른 아홉의 나이에 쓴 작품으로 그의 사상과 의식을 그대로 담아냈다. 어둠과 절망에 젖어 타락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강인한 의지와 힘, 그리고 희망을 지닌 인물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아름답고 상냥하며 유머감각과 재치를 갖춘 어머니, 현실 속에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몰락한 특권..

[데브리북]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 그래서 그 이튿날도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어제와 다름없는 습관을 따르면 그만이다. 즉, 거칠고 큰 환락을 피하기만 하면 자연히 큰 슬픔도 오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막는 방해 공작을 하는 돌들을 두꺼비는 돌아서 지나간다. 그것이 바로 나다. 세상이 용서하고 말고가 어디 있는가. 매장하고 안하고가 어디 있는가. 나는 개와 고양이보다도 열등한 동물이다. 두꺼비. 그저 뭉그적 뭉그적거릴 뿐이다. - 불행. 이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불행한 사람만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의 불행은 모두 스스로 자초한 죄악이므로 어느 누구에게도 항의할 수 없으며, 또 입속으로 웅얼거리며 한마디라도 항의 같은 것을 하려고 하면 넙치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 모두가, 어쩜 저렇게 말을 할 수가 있지 하고..

[일본어] 覚えておくと便利な5個のビジネスメール表現 알아두면 편리한 비즈니스 메일 표현

メールの書き方についての質問は多いので、「メールのマナー11」や「メールで時候の挨拶は不要」、「漢字を使いすぎない」など、メールや文章につて記事を書いてきました。 特に学生のかたは、ビジネスマンとメールすることに慣れていないでしょうから、不安もあると思います。今回、メールでよく使う表現をお教えします。本当は、簡潔にメッセージが伝われば表現は何でもいいのですが、相手が慣れた表現のほうが伝わりやすいですね。 文章のマナーは色々とありますし、独特な表現も様々なものがあります。 ただ、最低限、以下の5つの表現を知っておけば、おかしくないビジネスメールが書けます。あとは慣れるだけです。 1.「了解いたしました」 就職・転職活動でメールを使うときは、基本的に相手のメッセージに確認の返事をするということですから、これほどよく使う表現はないかもしれません。 「わかりました」「大丈夫です」「OKです」は..

[일본어] 거래처 발송용 퇴사 통보 메일

いつも大変お世話になっております。 私、OOはOOでOOOOを辞める事になりましたのでお知らせ致します。 短い間でしたが、大変お世話になりました。また、色々とご迷惑をおかけいたしました事をこの場を借りまして深謝申し上げます。 後任のOOさんとの引継ぎ期間短い為、まだ混乱もあると思いますが、よろしくお願い致します。 貴社の益々のご発展を祈念申し上げま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