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20대 최애 작가 에쿠니 가오리. 어떨 땐 사놓고 아껴두고 읽기도 하고, 좋아하는 책은 친구들에게 선물하기도 했을 만큼 당시 애정했던 그녀의 소설들. 일본 소설의 인기가 엄청났던 당시의 분위기도 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연애와 친구 관계 등이 지금보다 훨씬 중요했던 20대의 말랑말랑한 감성에 딱 맞는 류의 글들이라 그 시기에 공감하며 읽기 좋았던 것 같다. - 결국, 감정적으로 처신하는 쪽이 지는 것이다. 불필요한 호의가 사람을 감정적으로 만든다. 시즈에는 오카야마에서 늘, 부상을 입고 귀환하는 병사처럼 애처롭게 돌아온다. 그런데도 본인은 그렇다는 것을 모른다. 정말 즐거웠어, 라고 시즈에는 말했다. 꿈같았어. 지금 신칸센 타고 올라가는 중이야. 돌아가기 싫을 정도다. 가호는 연애 따위의 성가신 일에..